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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

우두커니 삼실에 앉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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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아랫 배 부분부터 시작하더니

이제는 등쪽 대부분, 허벅지, 종아리까지

발진이 돋아 고생 중이다.

약을 먹을 때마다 쏟아지는 졸음에 가려움으로

시도 때도 없이 졸거나 긁어 대느라

에휴 이게 바로 총체적 난관이라 하겠다.

이번주 금요일을 마지막으로 블러그 수업은 끝났다.

그동안 마구잡이로 해 왔던 작업이었는데

선생님의 세심한 수업 덕분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

8회 수업에 단돈 3만원이라니 그분의 노력에

비한다면 너무 민망한 수업료라 생각된다.

요즘 웬만한 짜장면 한 그릇 값이 7~8천원이

넘는데 수강생이 수십명이 되는 것도 아니고

수업 자료 준비와 나이 먹은 학생들에게 일일이

눈높이 수업을 해야 하는 선생님의 노고를 생각해서

였는 지 이른 아침 수업이었는데도 친정어머니와

함께 다녀온 경주 여행 때를 제외하곤 모두 참석했다.

오늘 사무실에 나오기 위해 세안을 하는 도중 문득

"내가 공부가 부족해서 였구나. 한치 앞 세상 이치를

모르고 그때의 분위기가 계속 갈 거란 생각에 무턱대고

일을 저지른 거였구나. 내 공부 부족 탓이었네."

지금 처한 상황이 어느 날 갑자기 내게 닥친 것이

아니라 과거에 안일하게 처리했던 결과물이라는

것에 대한 통렬한 후회가 눈덩이처럼 밀려

들었지만 어쩌랴? 돌이킬 수도 되돌아 갈 수도

없는 노릇이거늘,,,,,


위의 글을 써 놓은 지 한 이삼주 흘러간 것 같다.

온 몸에 돋았던 붉은 발진도 이제는 흐릿한 갈색으로

변하면서 가려움도 한결 잦아 들었다.

오늘은 크리스마스 전날이다.

주변 모든 부동산 사무실엔 소등이 된 채로 비어있다.

오늘도 난 조용한 사무실 한켠에 자리한 내 책상에서

컴퓨터 자판기를 두둘기며 뭔가 작업을 하고 있다.

블러그에 올릴 사진과 동영상 거리를 찾아 인터넷을

뒤지기도 하고, 구글에 들어가 필요한 자료를 찾는다.

오늘 'cap cut'과 'play ground' 편집 어플로

간단하게 크리스마스 동영상을 만들어 친구들에게

카드 대신으로 보내고, 유튜브에 내 아바타 역할을

할 사진 몇장을 만들었다.

유튜브를 보면서 따라하며 배웠기에 만들어 낸

것들이 어설프고 조악하기 이를데 없다.

어젠 집에 들어가는 데 가는 길이 미끄럽고

어찌나 추웠는 지 모른다.

발걸음을 재촉해 4층까지 숨을 참으며 올라왔다.

방문을 열고 겉옷을 벗으려는데 코에서 콧물이 흘러

방바닥에 주르륵 떨어지는 게 아닌가.

떨어진 콧물을 휴지로 얼른 닦아내고 붉고 차갑게

언 얼굴을 거울에 비춰 보는데,

갑자기 고단한 내 삶이 서글프고 싫다고 느껴졌다.

아마도 젊은 시절 같았으면 그 자리에 철퍼덕 앉아

꺽꺽대며 한참을 울었을 것이다.

연민은 또 다른 연민에 닿게 한다.

냉동만두와 가래떡 몇점을 넣고 저녁을 먹었다.

좀전에 느꼈었던 작은 슬픔은 뜨끈한 만두국에

어느 한순간 그렇게 풀어졌다.

유튜브 동영상을 보면서 쳇GPT 사용법과 다른

편집 기능을 열심히 노트하며 배웠다.

남 때문이라면 몰라도 나 때문이면 울지 않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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